김예원 기자 ywkim@businesspost.co.kr2025-07-08 14:1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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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월30일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열린 달바글로벌 기업설명회에서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이사가 기업의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달바글로벌이 글로벌 뷰티 시장에서 거침없이 외연을 넓히며 ‘1조 클럽’ 입성을 향한 시계를 앞당기고 있다. 온라인을 통해 해외 문을 두드린 뒤, 오프라인 채널까지 빠르게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연동 전략이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반성연 달바글로벌 대표이사가 이끄는 글로벌 확장 전략은 매년 두 자릿수 매출 성장률이라는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본격적으로 자리 잡은 글로벌 유통망을 바탕으로 목표로 했던 연매출 달성 시점도 예상보다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는 분석이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반성연 대표가 내건 ‘매출 1조 원’ 목표 시점이 예상보다 앞당겨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 대표는 상장에 앞서 개최한 기업공개(IPO) 간담회에서 2028년까지 매출 1조 원 달성을 공언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달바글로벌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1267억 원, 영업이익 364억 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71.2%, 영업이익은 101.1% 늘어나는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28.7%에 달해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가 유력하다. 특히 해외 매출은 세 자릿수 성장률이 예상되며 글로벌 확장 속도를 가늠케 하고 있다.
이러한 성과의 중심에는 달바글로벌 특유의 빠른 온·오프라인 연동 전략이 있다. 반 대표는 큐텐, 아마존 등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수요를 선점한 뒤, 이를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빠르게 확장하는 ‘연성 진출’ 방식으로 시장을 넓혀왔다.
온라인에서의 성과를 즉각 오프라인 판매로 연결하는 전략은 달바글로벌의 높은 수익성을 이끄는 핵심 비결로 꼽힌다. 온라인은 오프라인에 비해 진입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특히 현지 인플루언서와 협업하면 큰 광고비 없이도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다.
온라인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오프라인 매장에 진입하면, 별도의 대규모 프로모션 없이도 소비자의 구매 전환이 이뤄진다. 이미 제품에 대해 알고 있는 만큼 매장에서 재구매할 확률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비용 효율성을 높이는 동시에 재구매율을 끌어올려 수익성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셈이다.
달바글로벌은 핵심 시장인 일본, 러시아, 북미를 중심으로 외형을 빠르게 키우며 온·오프라인 채널 동시 확장에도 자연스럽게 탄력이 붙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중이 각각 70%, 30% 수준으로 온라인에서의 빠른 성장세가 전체 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실제 일본에서는 큐텐, 라쿠텐, 아마존재팬 등 주요 전자상거래 채널을 중심으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올해 1분기 성장률만 보더라도 큐텐 219%, 라쿠텐 272%, 아마존재팬 113%에 이른다.
온라인 채널에서의 존재감이 커지자 오프라인 입점 요청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약 1천 개였던 일본 내 오프라인 매장은 올해 상반기 1500개로 확대됐다. 하반기에는 3천 개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달바글로벌의 대표 제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이 해외 각국 아마존에서 상위 순위권에 포함됐다. <달바글로벌>
미국 시장에서도 달바글로벌의 성장 속도는 만만치 않다. 아마존과 기업 간 거래(B2B) 채널을 앞세워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미국 매출의 80%는 아마존, 20%는 B2B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표 제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은 지난해 하반기만 해도 아마존 뷰티 카테고리에서 100위권 밖에 머물렀다. 하지만 올해 초 100위권 내에 진입한 데 이어 3월에는 35위까지 뛰어올랐다. 톤업 선크림 역시 3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며 주요 K-뷰티 브랜드들과 함께 상위권에 안착했다.
이렇게 확보한 온라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울타뷰티, 타깃, 코스트코 등 미국 현지 유통 대형 채널과의 입점 논의도 본격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연내 일부 채널에서 달바글로벌 제품을 직접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3% 급증했고 영업이익률은 37.7%에 달하며 성장성과 수익성 모두 끌어올렸다. 와일드베리, 오존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 선스크린, 아이패치 등이 뷰티 카테고리 상위권에 진입하며 브랜드 존재감을 공고히 했다.
이 같은 온라인 성과는 곧장 오프라인 확장으로 이어지고 있다. 달바글로벌은 러시아 최대 온·오프라인 뷰티 유통사 골드애플에서 럭셔리 브랜드 매출 3위에 올랐다. 골드애플은 31곳의 대형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며 프리미엄 제품 중심의 유통을 펼치고 있다. 프리미엄 브랜드를 지향하는 달바글로벌에게 최적의 파트너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아세안과 유럽 시장이 2026년부터 달바글로벌의 새로운 핵심 축으로 떠오를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현재는 일본·러시아·북미 3대 시장이 성장을 이끌고 있지만 반성연 대표의 시선은 이미 다음 무대로 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유럽 시장에서는 별다른 마케팅 없이 아마존을 통해 빠르게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 제품인 퍼스트 스프레이 세럼은 아마존스페인 뷰티 카테고리 2위, 아마존독일에서 9위를 차지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지 헬스앤뷰티(H&B) 전문 매장 및 유통사와의 입점 논의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세안 지역에서도 마찬가지다. 쇼피, 틱톡샵 등 주요 온라인 플랫폼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히며, 태국에서는 두 채널 모두에서 판매액 기준 톱3에 오르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헬스앤뷰티(H&B) 상위 유통채널인 소시올라에 입점하며 오프라인 진출 기반도 함께 마련해둔 상태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달바글로벌은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 온라인 인지도 확보 및 오프라인 확장을 통한 성장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며 “중장기적으로는 중화권, 인도, 아세안, 유럽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외형과 수익성 모두 가파른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김예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