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인재 등용이 긍정적 측면도 있지만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시선이 나온다. <그래픽 씨저널> |
[비즈니스포스트]
최성원 광동제약 대표이사 회장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 인재를 '좋아하는' 경영자로 잘 알려져 있다.
최 회장 스스로가 서울대학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기에 동문을 믿는 면도 있지만 지나친 인재 편중으로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광동제약에는 해외사업과 마케팅, 재무관리의 주요 분야에 모두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 포진하면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해외사업을 맡고 있는 이혁종 최고전략책임자(CSO)의 경우 최 회장과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88학번 동기다.
이혁종 최고전략책임자는 1969년생으로 최 회장과 동갑이며 미국 UC버클리 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그는 광동제약의 해외사업 부문의 현안을 검토하고 지휘하는 중요한 역할을 위해 2020년 5월부터 광동제약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 최고전략책임자는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 및 생산(CDMO) 전문기업인 바이넥스의 대표이사 회장도 맡고 있어 광동제약과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0년 5월에는 바이넥스가 광동제약 자기주식 150만 주를 취득하기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맺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광동제약은 바이오 신사업 확대의 기회를 얻고 바이넥스는 유동자산을 얻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광동제약의 마케팅 부문도
최성원 회장의 서울대학교 인맥이 자리잡고 있다.
최 회장의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직속 후배인 최환원 광동제약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전무가 주인공이다.
최 전무는 SPC그룹에서 SPC클라우드 마케팅플랫폼부문장을 역임하면서 마케팅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2021년 상반기 광동제약에 영입돼 재직하고 있다.
최 전무는 광동제약의 전체 마케팅을 총괄하면서 음료사업 비중이 높은 광동제약의 일반 소비자 대상 광고업무에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더욱이 그는 광동제약의 광고회사 케이디엠코의 대표도 겸임하고 있어 최 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케이디엠코는 연간 300억 원 규모의 광동제약 광고집행을 관리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재무분야도 서울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 책임지고 있다.
광동제약 재무기획실장인 설상현 상무는 1974년생으로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광동제약에서 18년간 전문성을 키운 '광동맨'이다. 그는 케이디엠코의 감사와 광동생활건강 감사, 프리시전바이오 감사를 겸임하고 있다.
광동생활건강은
최성원 회장이 지분 56.33%를 보유하고 있는 비상장 법인으로 사실상 최 회장의 개인회사로 평가받는다.
또한 프리시전바이오는 체외진단기기 전문기업으로 광동제약이 2024년 7월 아이센스로부터 지분 29.7%를 매수해 인수한 기업이다.
이처럼 광동제약의 핵심계열사에 설상현 상무가 감사로 임명된 것은 그만큼
최성원 회장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 외에도 모과균 전 광동제약 사장도
최성원 회장의 경영학과 선배였으며, 염신일 사외이사와 양홍석 전 사외이사도 서울대학교 경영대학 출신이다.
최성원 회장의 서울대 경영학과 출신 인재 사랑은 오너일가의 의중을 신속하게 그룹에 전달하고 일사분란하게 경영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도 분명히 있다.
하지만 이런 편중된 인재 고집은 자칫 기업경영의 투명성을 저해하고 독단적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지적도 받는다.
전문가들은 이런 인재편중 현상이 단순한 학연 네트워크를 넘어 조직의 다양성과 공정성을 저해할 수도 있는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한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씨저널과 통화에서 “특정 학교 출신의 인사를 고집하는 것은 긍정적 측면도 분명 존재하지만 자칫 조직 내부의 분열과 공정성 및 혁신성 저하라는 부작용을 동반할 수 있다”며 “최근 블라인드 채용이 확산되는 이유도 이런 문제점을 보완하고 다양한 인재를 균형있게 배치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