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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산업 고급화 전략 산더미 적자로, 내수 침체에 방향타 잃은 김홍국 자신감

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 2025-06-17 17: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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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하림그룹의 식품사업을 담당하는 하림산업이 제품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도 ‘팔수록 손해’인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내수 침체 속 소비자들은 더욱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 높은 제품에 주목하고 있어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프리미엄’ 식품사업 전략 지속 가능성에 우려가 제기된다.
 
하림산업 고급화 전략 산더미 적자로, 내수 침체에 방향타 잃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32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홍국</a> 자신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이 밀어붙인 고급화 전략이 흔들리고 있다.

17일 업계 취재를 종합하면 하림산업은 식품사업 부문에서 높은 가격을 책정하고 품질로 그 가치를 인정받는 프리미엄 전략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하림산업은 최근 비빔라면 신제품 ‘더미식 오징어 초빔면’을 출시했다. 물이 아닌 육수로 반죽한 면에 6가지 과채를 넣은 양념장, 동결건조 오징어 건더기 등으로 맛을 낸 제품이다. 

판매 채널별과 묶음별로 가격 차이가 있지만 더미식 오징어 초빔면 가격은 1개당 1900원 수준으로 600~900원 대에 판매되는 비빔라면 판매 1위 제품 ‘팔도비빔면’보다 2배 이상 비싸다. 

대표제품인 ‘더미식 백미밥’과 ‘더미식 장인라면’도 경쟁사 제품 2배 수준의 가격표가 붙었다. 

하림산업은 2021년 10월 간편식 브랜드 ‘더미식’의 첫 제품 ‘장인라면’을 출시한 뒤 즉석밥, 국·탕·찌개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식품업계 후발주자들은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 선도업체와 비교해 싼 가격에 제품을 내놓고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림산업이 그와 정반대 전략을 펼치는 것은 김홍국 회장의 ‘신선한 식재료가 아니면 사용하지 않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출시하지 않겠다’는 식품 철학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김 회장은 누구나 마음 편히 먹을 수 있는 라면을 만들기 위해 닭뼈 등을 20시간가량 우려낸 액상 스프를 쓴다. 액상스프 원가는 가루스프 원가의 10배가 넘는 것으로 전해진다. 즉석밥 생산 공정에서도 밥알이 눌리는 걸 막기 위해 실린더로 누르지 않고 진동설비로 흔들어 평탄화 작업을 하는 등 품질 향상을 통한 제품 차별화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림그룹 관계자는 “신선한 재료로 높은 품질의 제품을 만들려다 보니까 ‘더미식’ 제품에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이 책정됐다”면서도 “고객 경험을 늘리기 위해 일단 제품이 출시된 뒤 원재료 값이 올라도 가격을 인상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실적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하림산업 영업손실은 2021년 589억 원에서 2022년 868억 원, 2023년 1096억 원, 2024년 1276억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매출보다 매출을 일으키기 위해 드는 비용인 매출원가가 더 큰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지난해 하림산업 매출은 802억 원으로 매출원가의 60% 수준에 그쳤다. 배보다 배꼽이 큰 상황인 셈이다.
 
하림산업 고급화 전략 산더미 적자로, 내수 침체에 방향타 잃은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23210'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김홍국</a> 자신감
▲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산업 ‘퍼스트키친’ 조감도. <하림산업>
하림산업은 현재 전북 익산공장에 689억 원을 들여 증설 투자를 진행 중이다. 라면 생산라인 증설에 403억 원, 물류센터 증설에 286억 원을 투입한다. 당초 올해 5월 증설을 완료하려했으나 공기가 길어져 내년 3월로 연기됐다. 

증설이 완료되면 기존 건면 1기, 유탕면 1기였던 면류 생산 라인이 각각 2개로 늘어난다. 이와 별개로 기존 1기였던 즉석밥 생산라인도 2기로 늘리는데 해당 라인 증설은 거의 완료된 것으로 파악된다. 

공장 증설 시점에 가동률이 오르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올해 1분기 하림산업 면 생산라인 가동률은 81.5%로 2024년보다 약 20%포인트, 즉석밥 생산라인 가동률은 99.5%로 약 14%포인트 상승했다.

다만 내수 침체가 장기화하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비)를 더욱 중요시하는 소비행태가 확산하고 있어 ‘더미식’ 브랜드 성장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근 소비자들이 할인점 중에서도 할인 폭이 큰 창고형 할인점과 균일가 저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다이소 등을 많이 찾으면서 해당 업체들이 오프라인 유통업계 실적을 이끌고 있다.

K-푸드 열풍을 타고 ‘불닭볶음면’ 수출로 쾌조의 실적을 내고 있는 삼양식품과 같이 해외사업 확대가 대안일 수 있지만, 더 좋은 재료와 신선도로 승부를 거는 김 회장의 프리미엄 전략은 내수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하림산업은 더미식 브랜드 라인업을 지속 확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앞으로도 장기적 목표를 바라보며 고급화 전략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하림산업 관계자는 “조만간 증설투자가 마무리되면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시간이 필요하다. 많은 소비자들이 ‘더미식’ 제품을 경험하고 높은 품질과 진정성이 소구력있게 다가가면 가치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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