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의원은 2022년 8월 당시 전 국민의힘 대표였던 이준석 후보의 당원권 정지 징계 사태 당시 최고위원 가운데 유일하게 비상대책위원회 전환에 반대했다. 2023년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때는 이른바 '천아용인'(천하람·허은아·김용태·이기인)으로 불리는 대표적 친이준석계 인물들과 당권에 도전했던 적도 있다.
김 의원은 12일 머니투데이 인터뷰에서 "(이준석 후보와는) 연락하고 싶을 때 연락하고 밥도 먹고 술도 먹는 사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는 "아직 논의할 단계가 아니다"라며 "다만 이 후보가 제 진정성만큼은 이해하고 계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여지를 남겼다.
그러나 김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넓기만 한 것은 아니다. 벌써부터 한계점을 드러내고 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첫 번째 고비는 '윤석열 출당' 문제가 되고 있다. 김 의원은 12·3 계엄에 대해 사과하면서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를 두고 '유보적 태도'를 보였다. 그런데 김문수 대선 후보가 '그런 일은 없다'면서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어 운신의 폭이 크게 줄어들었다.
김 의원은 13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계엄은 분명한 잘못이며 국민 상식에 부합하는 메세지를 김 후보 입으로 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며 "윤 전 대통령은 본인 재판에, 당은 미래를 향해 각자 집중해야 하며 출당은 예민한 부분이기에 충분한 논의를 거쳐 정식 임명되는 15일에 출당에 관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같은 날 김 후보는 대구·경북 선대위 출정식에서 "자기가 뽑은 대통령을 탈당 시키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고 말하며 윤 전 대통령 출당 문제에 대해 김 의원과는 정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이준석 후보와의 빅텐트 구성 전망도 밝지 않다. 이 후보가 완주 의지를 드러내며 단일화에 선을 긋고 있기 때문이다.
이 후보는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김 의원과 최근에 자주 만나지 못했지만 친한 사이는 맞다"면서도 "김 의원은 대리 사과 정도의 역할만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일화에 응할 생각이 전혀 없기 때문에 그들만의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이라며 "김 의원이 내 성격을 잘 알기에 단일화 분위기만 풍기는 것이지 실제로는 단일화 하자고 연락도 못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정치권에선 김용태 의원이 결국 김문수 후보의 '장식품'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실제 김 의원는 12일 대전현충원에서 김 후보가 촉박한 일정 등을 이유로 채상병의 묘역을 지나쳐 논란이 되자 나중에 따로 채상병 묘역에 참배했다. 김문수 후보가 빠뜨린 것을 채워지는 수준에 머물렀던 셈이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13일 오마이뉴스 인터뷰에서 "김문수 후보나 당의 주류인 윤핵관들이 김용태 의원의 권위나 리더십을 인정하지 않을텐데 20일 정도의 '바지 사장'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벌써부터 김 후보가 선을 긋고 있어 '김용태를 통해서 당의 변화와 쇄신을 보여주겠다'라는 계획은 시도도 못하고 끝날 수 있다. 결국 주류 친윤계의 허수아비로 이용당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