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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무역협상에 '반도체 규제 완화'는 무소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먹구름 커져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5-06-2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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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무역협상에 '반도체 규제 완화'는 무소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먹구름 커져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워싱턴DC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 국기대를 설치하는 작업 현장을 찾아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이 무역협상에서 예상보다 많은 합의에 이르렀지만 트럼프 정부의 대중 반도체 규제의 향방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 정부 정책으로 대중 반도체 수출에 타격을 입고 있는데 이번 미중 협상을 통해 반도체 규제가 풀리지 않으면 악영향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22일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정부는 여전히 반도체와 제조 장비의 대중 수출 규제 카드를 버리지 않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2차 미중 무역협상이 열렸던 6월9일 직전까지 대중국 반도체 수출 제한 추가 조치를 검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보도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반도체 수출 규제는 우선 순위가 아니라고 선을 그었지만 다음에 다시 활용할지를 묻는 질문엔 답변하지 않았다고 한다. 

앞서 미국과 중국 당국은 9~10일 영국 런던에서 진행한 고위급 마라톤 회의 끝에 관세 완화와 희토류 수출 통제 등 핵심 현안을 둘러싸고 일정한 진척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1일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에 “중국과 협상이 끝났다. 나와 시진핑 주석의 최종 승인만 남았다”라고 썼다. 

하지만 이러한 극적 타결 분위기에도 의문점이 남는다. 중국이 대미 협상에서 희토류 공급망 카드로 더 재미를 볼 수 있는데 쉽게 물러나겠냐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중국 관영매체 차이나데일리는 트럼프 발표 바로 다음 날인 12일 “미국과 합의 초안을 마련했다”라며 '초안'이라는 보수적 표현을 사용했다.

이에 더해 차이나데일리는 반도체 소프트웨어, 화웨이 규제 등 비관세 측면에서 미국 정부가 내린 조치를 해결해야만 양국 관계를 완전히 회복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차이나데일리가 관영매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는 중국 정부의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는 미국 전임 바이든 정부에 이어 트럼프 정부에서도 중국을 겨냥해 중점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품목이다.

미국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인 엔비디아의 고성능 인공지능 반도체 수출을 막은 데 이어 제조 장비와 소프트웨어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는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가 중국에 반도체와 관련 상품을 수출하는 길을 좁힌 결과로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차세대 반도체 판매가 어려워지며 미국 정부의 대중국 규제에 유탄을 맞았다. 

미국 정부가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에 근거해 제3국에서 생산한 HBM과 반도체 장비라도 미국산 소프트웨어나 기술 등을 사용했다면 이를 준수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글로벌 반도체 기업 상당수가 미국산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적용 대상에 들어갔다. 
 
미국 중국 무역협상에 '반도체 규제 완화'는 무소식,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먹구름 커져
▲ 중국 장쑤성 우시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반도체 제조 라인. < SK하이닉스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중국 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23.5%와 30.9% 가량으로 높았다. 

이에 따라 미중 양국이 반도체 수출통제 완화를 무역 협상 결과에 반영하지 않으면 국내 기업은 타격을 회복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통제 조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에 영향을 미친다”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미국의 반도체 규제에 일단 자신만만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자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자급 체제를 강화하는 결과만 낳아 오히려 미국 기업만 타격을 받는다고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경우에 따라 중국 쪽이 반도체 수출 규제 완화를 미국에 요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미국 정부 쪽도 대중국 반도체 규제가 미국 국내에서 초당적 지지를 받는 몇 안 되는 정책인 만큼 향후 미중 협상에서 반도체 관련 내용을 포함시키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은 고성능 반도체와 인공지능 분야에서 중국의 접근을 막는 조치를 철회하지 않을 것”이라며 “논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미중 무역협상에 반도체 관련한 규제 완화가 포함되지 않는다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으로도 대중국 수출이 어려워지며 중국에서 실적 회복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리게 된다.

이는 중국의 자체 디램(DRAM), 낸드플래시 생산 확대와 HBM 시장 진출을 앞당기는 데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도 부정적이다. 

다만 미국의 수출 규제 강화가 오히려 중국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신의 한 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 

런정페이 화웨이 회장이 10일 언론 인터뷰에서 자사 인공지능 반도체 성능이 높지 않다고 밝히면서 미국의 ‘오해’를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반도체 자급 체제를 구축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으로 의미할 수도 있다.

앞으로 다양한 변수와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미중 무역협상 합의 결과를 긴밀히 지켜봐야 할 시점이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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