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중국산 배터리 의존도 높아 생산성 우려", EU 정상회의 안건 올라

▲ 9월15일 스페인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대성당에서 열린 유럽연합 재무장관 모임에 참석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 중앙은행 총재. 이날 그는 중국이 전기차 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유럽연합에 보복조치를 시사한 것을 두고 "유럽연합 경제는 굳건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유럽연합(EU)이 2030년까지 중국산 배터리 의존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내용의 보고서가 나왔다. 

러시아산 에너지에 크게 의존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벌어지면서 어려움을 겪은 것과 같이 유럽연합에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18일 로이터는 유럽연합 정상회의에 안건으로 오를 보고서를 입수해 “유럽연합이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러시아 에너지에 의존했던 것과 같이 중국산 리튬이온 배터리와 연료전지에 2030년까지 의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는 유럽연합이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와 같은 친환경 목표를 달성하려다 보니 재생에너지 저장장치(ESS)와 전기차 등 수요가 크게 증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보고서 내용을 인용해 “유럽연합이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배터리와 연료전지 수요가 향후 수 년 안에 30배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중국산 부품에 관한 높은 의존도가 유럽연합 산업 부문의 생산성을 약화시키고 기후변화 해결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내용 또한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연합 정상들은 현지시각으로 10월5일 스페인 그라나다에 모여 경제 안보와 관련한 회담을 나눈다. 

로이터는 회담의 주요 안건으로 남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으로 배터리 공급망을 다변화 하는 방안이 다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산 배터리가 러시아산 에너지와 같은 수준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안건이 유럽연합 정상들 사이에 논의되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유럽연합은 2021년 기준 전체 가스 소비량 가운데 40%, 석유 27%, 석탄 46%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했다. 

유럽연합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을 낮추려다 에너지 가격이 폭증하면서 지속적인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겪은 적이 있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