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 is - 28회] 삼성전자 주재원의 해외영업 DNA, 국가대표라는 자부심(1)
등록 : 2022-04-04 11:41:57재생시간 : 12:0조회수 : 5,891김원유
[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2021년 대한민국의 수출액이 6400억 달러를 돌파하면서 사상 최고 기록을 새로 썼다. 

이런 대기록을 달성하는 데 가장 큰 공을 세운 것은 해외영업 직군의 노동자들이다. 오늘 Job is(자비스)에서는 윤성혁 삼성전자 고문을 모시고 해외영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 방송 : Job Is ?(자비스)
■ 진행 : 이영미 부사장 (커리어케어 글로벌 사업본부장)
■ 출연 : 윤성혁 삼성전자 고문


이영미(이하 이) : 오늘 자비스에서는 해외 영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서 특별한 손님을 모셨습니다. 바로 옆에 계신 윤성혁 전무님, 현재는 고문님이신데요. 

32년 동안 삼성전자에서 직장 생활을 하셨고 그중에 20년 넘게 해외 주재원 생활을 하신 삼성전자 윤성혁 전무님은 현재는 고문으로 계신 분이십니다. 인사 부탁드릴게요.

윤성혁(이하 윤) : 안녕하십니까 윤성혁입니다. 삼성전자 고문이고 지금은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 : 네 제가 잠깐 말씀드린 대로 32년 동안의 삼성전자에서만 근무 생활하셨고 미국 주재 생활을 16년,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4년, 총 20년간의 글로벌 영업을 하신 분으로 오늘 이야기에 대한 그 깊이가 굉장히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습니다.

왜 그 책을 쓰셨는지 되게 궁금하거든요. 그 이야기도 좀 해주시죠.

윤 : 제가 책을 쓰게 된 배경은 삼성전자 아프리카가 글로벌 혁신상을 몇 번 받았어요. 그래서 저희들도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책으로 남기고 알려주셨으면 좋겠다라는 부탁이 있었고, 제가 하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두 번째는 책을 쓰면서 보니까 삼성전자가 지금은 초일류 브랜드가 되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많은 삼성전자가 초일류가 되기 위한 과정을 설명한 책들은 많은데 실제로 해외 최전선의 영업 이야기를 쓴 책은 거의 없습니다.
 
이 : 맞아요. 저도 없는 것 같아요. 

윤 : 그래서 그 저의 선배님들과 동료, 후배님들의 기라성 같은 얘기들과 신화들이 많은데… 이런 것들을 기록으로 좀 남겨서 같이 공유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이런 판단이 들어서 했습니다. 

이 : 책을 저도 읽어봤어요. 우선 이제 책 제목이 '위기인가 삼성하라' 이런 제목이다 보니까 삼성하라가 약간의 어떤 노하우가 많이 함축되어 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어떤 뜻으로 삼성하라라는 이야기를 하신 건지 간단하게 좀 들어볼까요. 

윤 : 제가 생각하는 삼성하라는 위기나 어려움이 닥쳤을 때 회피하지 말고 도망가지 말고 정면 돌파를 하자, 그게 삼성의 영업 중심이었습니다. 

제가 책에서 첫 번째 에피소드로 설명을 한 게 삼성이 LCD모니터를 2000년대 초반에 거의 3천만 달러 정도의 제품을 판매를 했습니다. 

1년이 지나서 한 10대 정도가 반품이 됐는데 조그마한 픽셀 결함이 생겼어요. 10대 정도가. 그런데 저희들이 분석을 하고 본사에 보내서 했을 때 결론이 일부 부품이 픽셀 불량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본 겁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삼성의 본사에 있는 최고경영진은 3천만 달러 전체를 교환해 줘라고 했습니다.

이 : 그거는 엄청난 결단력이 아니면 힘들죠? 엄청난 피해가 있는데도. 그래서 대단한 거네요. 

윤 : 그래서 그렇게 단기간에 실적과 손익에 관계없이 지금 당장 다 고쳐주자라고 판단을 내린 겁니다. 

그러니까 책임경영을 한 것이고 고객의 만족, 그 다음에 고객의 불편함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지요.

제가 얘기한 것은 신뢰에 투자를 한 것이고 어떤 금전적인 손실이 있더라도 거래처가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말입니다. 소비자가 피해를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죠.

즉 돈으로 뭐 한다는 게 아니라 문제가 생겼을 때 그 문제의 근본 원인을 파악을 하고, 거기에 따라서 정면 돌파를 하자. 그런데 그 결과는 단기간은 얼마나 적자가 났지만 피델리티에서 추가 구매를 했고요. 왜냐? 피델리티도 놀랐거든요. 

이렇게 투명하게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걸 놓고 사전에 처리해 주는가, 입소문이 나서 월가에 있는 많은 회사들이 추가 구매를 하는 거죠. 아 저 회사는 믿을 수가 있다가 된 것이죠.

그래서 삼성하라는 것은 위기가 닥쳤을 때 피하지 말고 그 위기를 정면 돌파하면서 고객의 만족과 고객의 신뢰를 확보하자는 것입니다.

이 : 제가 이건 좀 읽어야 될 것 같은데, 이 문장이 어떻게 보면 저희 자비스에서 말하고자 하는 핵심일 수도 있어서.

서문에 보면 “우리는 미래에 대한 기대와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시대에 살고 있지만 영업은 언제 어디서나 필요하다”, 이렇게 말씀을 하셨거든요. 

저도 굉장히 거기에 공감을 많이 하고 있고 동의도 되는데 그렇게 32년 동안 영업 현장에 쫙 있으면서 영업을 잘하는 노하우에 대한 얘기를 많이 질문 받으실 것 같은데. 이 자리에서도 한번 얘기를 해주시죠.

윤 : 흔히 영업 그러면 뭐 술을 마신다든지, 접대를 한다든지, 무슨 관계를 생각하는 분들도 있지만 영업이라는 것은 결국은 소비자가 저희 제품을 사주는 것이지 않습니까?

그래서 제가 말씀드리는 것은 영업이라는 것은 첫째, 그 신뢰를 받을 수 있어야 되고, 그 다음에 진정성이 통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책에 ‘영업을 할 때는 술보다 햄버거가 필요하다’는 에피소드가 하나 있습니다. 

그 얘기는 저희들이 해외 갔다 오든지 장기간 출장 갔다 오면 김치찌개를 좋아하지 않습니까?

그와 동일하게 미국 사람들은 한국에 출장을 왔다고 하면 햄버거나 피자를 꼭 먹더라고요.

그런 걸 보면서 결국 영업은 나를 주장하고 나를 팔기 이전에 거래선과 고객과 소비자가 어떤 것을 원하는지, 그들의 기호와 문화에 맞춰서 저희들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을 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 사실 이제 여러 기업들이 삼성전자를 많이 이제 따라 하고 싶어 하죠. 왜냐하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성공을 한 거라고 지금 보고 있기 때문에요.

뭔가 다른 성공 DNA가 있을 거다고 생각하잖아요. 그 DNA는 어떻게 키워지는 걸까요?

영업 현장에서 활발하게 성공 DNA를 심어서 성과를 거둘 수 있게 만드는 어떤 프로그램이 있나 이런 궁금한 것도 있어요. 그 부분을 좀 얘기를 해주시면 어떨까요. 

윤 : 제가 했던 거는 뭐 인사 담당이 아니었으니까 대부분 영업과 기획과 마케팅 쪽이 제 주업무였습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결국은 삼성은 개인의 특출난 재능으로 움직이는 회사가 아니고 큰 조직입니다. 

에피소드를 하나 말씀드리면 제가 처음으로 미국 주재 발령을 받고 과장인 시절에 미국으로 갔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얼마나 두려움과 걱정이 많았겠어요. 그것도 첫 번째 담당했던 거래선이 IBM이라고 당시에는 뭐 최대의 글로벌 기업이죠. 

어린 제가 이제 지점도 없어서 지점도 설립을 해야 되고DY.

이 : 아예 오피스가 없었어요?

윤 : 저희들은 그때 오피스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찾아갔는데 제가 도착하고 바로 다음 날 저희 사업부장 사장님 되시는 분이 미국에 출장을 이미 나와 계셨는데 일정을 바꿔서 갑자기 그 다음 날 아침에 제가 있는 지역으로 오신 거예요. 

오셔서 IBM 구매 최고책임자랑 아침 식사를 하시고 끝날 때 저를 불렀어요. 

이 : 과장인데?

윤 : 그리고 저를 IBM의 최고 사장급인 구매 책임자한테 저를 소개를 하면서 이 친구가 내가 보낸 주재원이다고 했어요. 

앞으로 혹시 어려운 점이 있으면 이 친구를 통해서 얘기하면 내가 도와드리겠다고 했어요.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씩 이 친구를 불러서 모니터 산업의 업계 동향에 대해서 설명을 들어라고 덧붙였지요.

깜짝 놀랐죠. 저는 과장인데 어떻게 사장을 그것도 글로벌 회사의 사장한테 말입니다.

끝나고 여쭤봤어요. 돌아가고 나서 "부장님 제가 과장인데 어떻게 사장님 레벨의 임원을 만날 수가 있겠습니까“라고 했더니 이렇게 말했어요. ”걱정하지 마라, IBM이라는 큰 회사도 구체적 서플라이 체인에 대한 정보는 지니고 있지 않다. 그리고 자네는 지난 몇 년 동안 프로덕트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이 업계의 전반적인 흐름을 많이 알고 있지 않느냐.“

그리고 이게 정말 저를 혀를 차게 했는데 “자네는 주니어고 처음. 왔지만 구매팀의 최고의 임원을 정기적으로 만난다면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네가 주니어라고 무시 못할 거다”고 했어요.

그 얘기는 전혀 뜻밖의 얘기였습니다. 

사실 그렇잖아요. 보스한테 가서 무슨 얘기했는지 물어볼 수도 없을 테고. 그런 것이 조직의 힘이다, 그러면서 본사에서 계속 좋은 정보를 이제 팀들이 보내줬습니다. 

그래서 삼성이 지니고 있는 DNA라는 것은 이 많은 큰 조직에서 사업부장 사장부터 쭉 밑에 있는 임원, 그 다음에 말단 사원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하나의 이해와 하나의 전략으로 갈 수 있는, 그리고 모든 게 이제 그 투명하게 소통하는 이런 것에 것에서 나온다고 생각을 합니다. 

이 : 책에 보면 워커홀릭이셨더라고요. 저도 읽어봐도 어떻게 이렇게 일을 하셨지, 어떻게 이렇게 헌신적으로 하실 수가 있지, 왜 이분은 이렇게 뛰어다녔을까, 제가 이런 생각을 많이 하면서 읽었어요. 

가족들은 어떻게 생각했을까 뭐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그렇게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뭡니까?

윤 : 축구를 예를 들면, 축구도 소위 말하는 동네 축구가 있을 테고 조기 축구 아마추어들 학교에서 하는 축구 내지는 프로축구가 있을 텐데, 다행히 해외 영업이라는 것은 국가대표 간의 경기거든요.

이 : 월드컵이네요.

윤 : 그 월드컵 경기 중에도 저희가 일본하고 경기를 한다든지, 저희랑 좀 관련이 있는 이런 데랑 경기를 할 때는 관심을 집중하고 모든 걸 제쳐두고 보지 않습니까?
 
그런데 제가 해외영업을 하면서 삼성전자에서 여러 제품을 팔 때, 제품과 솔루션을 팔 때 경쟁사들은 거의 일본 중국 이런 나라들입니다. 

물론 제가 이제 회사를 다니면서 임원으로 승진도 하고, 경제적 보상도 있었겠지만 그런 돈과 명예보다는 국가대표라는 자부심이 컷습니다.

이 : 신기하네요. 그런 마인드를 품는다는 것이 신기해요.

윤 : 여기서 저희가 승리하면 삼성이 이기는 거고 삼성이 이길 때 우리나라가 이기는 거잖아요. 뭐 그런 것 때문에 정신없이 뛰어다녔던 것 같습니다. 

[2부에서 계속] 윤휘종 기자
<저작권자 © 채널Who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